한국 제작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는 2025년 4월 11일 미국에서 먼저 개봉해 북미 누적 6,027만 달러, 전 세계 7,569만 달러를 거두며 화제를 모은 뒤 7월 16일 한국에 상륙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들려준 ‘왕 중의 왕’ 이야기 속에서 소년은 예수와 동행하며 기적과 시련, 사랑과 희생의 의미를 배워간다. 톱클래스 더빙, 높은 관객 평점, 잊히지 않는 OST까지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가 충분한 대작이다.
글로벌 흥행 –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 역사
<킹 오브 킹스>의 흥행 궤적은 그 자체로 뉴스다. 한국 제작사 ㈜모팩스튜디오가 장성호 감독과 함께 10년에 걸쳐 완성한 이 작품은, 미국 배급사 Angel Studios와 손잡고 2025년 4월 11일 북미에서 먼저 문을 열었다. 개봉 첫 주말 1,937만 달러, 북미 누적 6,027만 달러, 전 세계 7,569만 달러라는 기록은 ‘한국 단독 제작 애니메이션이 할 수 있는 일’의 상한선을 넓혔다. 평판도 탄탄하다. Rotten Tomatoes 비평가 지수 62%와 관객 지수 97%의 격차는, 전문가가 지적하는 취향의 차이와 별개로 실제 관객 체감 만족도가 압도적이었음을 말해준다. Metacritic 42/100, CinemaScore A+ 또한 같은 메시지를 보탠다. 중요한 건 숫자만이 아니다.
이 영화는 가족 관객이 손을 잡고 극장으로 향하게 만든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웃고, 조용히 숨을 고르고, 결국 서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구조가 ‘가족 영화’의 미덕을 되살린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교회·커뮤니티 중심의 단체 관람이 빠르게 확산했고, 한국에서도 여름방학 시즌과 맞물려 재관람 수요를 키웠다. 개봉국은 50여 개국을 돌파했고, 연말까지 90개국 확장을 목표로 달리는 중이다. 장르적 매력과 보편적 메시지의 결합, 그리고 ‘한국이 만들고 세계가 먼저 알아본’ 이야기라는 맥락이 만들어낸 파급력이다. 결국 관객이 체감하는 포인트는 명확하다. 거대한 스크린에서 만나는 장엄한 비주얼, 세대를 관통하는 드라마, 그리고 엔딩까지 이어지는 진심. 그 모든 것이 “이번 주는 이 작품”이라고 선택하게 만든다.
감동 스토리 – 상상 속 여정과 삶의 변화
이 영화의 문은 아주 사적으로 열린다. 영국의 작가 찰스 디킨스가 아들 월터에게 ‘왕 중의 왕’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 순간, 관객은 월터의 상상과 함께 2,000년 전으로 미끄러지듯 이동한다. 부드러운 나레이션 위로 예수의 탄생이 펼쳐지고, 오병이어, 물 위를 걷는 장면 같은 상징적 순간들이 ‘설교’가 아니라 ‘체험’처럼 다가온다. 영화가 영리한 지점은 여기서부터다. 기적의 나열에 그치지 않고, “너희 중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라는 대사처럼 인간의 약함과 연민을 마주하게 만든다. 월터는 처음엔 눈부신 장면들에 넋을 잃지만, 길이 깊어질수록 사랑의 무게와 책임을 배운다. 십자가의 길을 따라가며 그는 질문한다. ‘진짜 용서는 무엇일까?’, ‘사랑은 왜 희생을 요구할까?’. 그 질문은 스크린 밖으로 건너와 우리에게도 머문다. 놀라운 건, 종교적 배경을 잘 모르는 관객도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스며든다는 점이다. 아버지와 아들, 용기와 두려움, 상처와 화해라는 보편적 감정이 정교하게 엮여 있기 때문이다. 극이 고조될수록 음악은 조용히 감정을 끌어올리고, 침묵은 말보다 많은 것을 전한다. 결말부의 선택과 화해는 쉬운 해피엔딩이 아닌, 스스로 값 주고 얻은 평화에 가깝다. 그래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도 마음이 쉽게 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 옆자리에 앉은 가족의 손을 잠깐 더 잡아보고 싶고, 오래 미뤄둔 용서를 떠올리게 된다. <킹 오브 킹스>가 ‘보고 나서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남기는 이유는, 이야기의 중심이 기적의 스펙터클이 아니라 사랑의 실천에 있기 때문이다.
더빙 화제 – 목소리가 만든 또 하나의 감동
한국 개봉판은 ‘목소리의 힘’을 전면에 세웠다. 찰스 디킨스에 이병헌, 예수에 진선규, 캐서린 디킨스에 이하늬, 베드로에 양동근, 본디오 빌라도에 차인표, 헤롯에 권오중, 대제사장에 장광, 아들 월터에 최하리. 이름만으로도 기대가 차오르는 라인업이 캐릭터에 생생한 호흡을 불어넣는다. 특히 진선규의 예수는 부드러움과 권위를 동시에 품은 톤으로 명대사의 무게를 살리고, 이병헌은 디킨스의 사랑과 고민을 온도차 있게 그려 아버지 장면마다 깊은 잔향을 남긴다. 더빙은 번역 이상의 ‘로컬 감성’을 담아 관객에게 바로 가닿는다. 눈빛, 숨, 망설임이 목소리 속에 살아 있어 자막으로는 채 잡기 힘든 감정의 결이 다 잡힌다. 음악은 여운을 완성한다. 엔드 크레딧에서 흐르는 크리스틴 체노웨스의 ‘Live Like That’은 영화가 던진 질문—‘그렇게 살아가자’—를 멜로디로 다시 새긴다. 관람 문화도 재미있다. 가족·교회 단체 관람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젊은 관객은 SNS에 명대사 립싱크, 관람 인증, OST 커버를 올리며 자발적 홍보를 확산한다. 결과적으로 ‘처음은 더빙판, 다음은 자막판’ 식의 재관람 루프가 형성되고, 극장의 사운드 포맷을 바꿔가며 다시 보는 재미도 생긴다. 무엇보다 이 모든 요소가 영화의 메시지와 어긋나지 않는다. 큰 목소리로 과장하지 않고, 낮은 톤으로 더 멀리 파고든다. 그래서 <킹 오브 킹스>는 ‘더빙이어서 더 좋았다’는 드문 찬사를 이끌어낸다. 목소리가 감동을 덧입히고, 노래가 여정을 마무리하며, 관객의 마음속에서 이야기는 한동안 더 계속된다.
결론
<킹 오브 킹스>는 숫자로 증명된 흥행, 세대를 관통하는 드라마, 그리고 탁월한 더빙·음악이 만나 완성된 극장 경험이다. 종교를 넘어 사랑·희생·용서라는 보편의 가치가 마음 깊숙이 스며들며, 엔딩 이후의 삶을 바꾸는 작지만 선명한 결심을 남긴다. 이번 주, 가장 큰 스크린과 좋은 사운드로 이 여정을 직접 확인해 보라. 당신의 하루가, 어쩌면 그 이후의 계절이,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