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움직이는 성> 사랑의 변주, 전쟁의 그림자, 자유로운 영혼
2004년 공개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전쟁의 시대 정서 위에 사랑과 자유, 정체성의 변주를 얹어 빚어낸 작품입니다. 평범한 모자 장수 소피가 마녀의 저주로 노년의 모습이 된 후 떠나는 여정은, 외양과 나이의 굴레를 넘어 ‘내가 누구인지’를 다시 묻는 이야기로 확장됩니다. 거대한 다리와 굴뚝, 닭발처럼 걷는 기계 생명체 ‘움직이는 성’은 한 사람의 불안과 희망, 도망과 귀환이 뒤엉킨 내면의 풍경처럼 보입니다. 전쟁 비행선이 하늘을 뒤덮고 폭격 소리가 도시를 할퀴는 동안, 소피와 하울, 캘시퍼, 마르클, 허수아비 턴업헤드가 만들어 가는 기묘한 ‘가족’은 사랑의 실천과 선택이 어떻게 삶의 방향을 바꾸는지를 증명합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화려한 판타지에 머물지 않고, 두려움 속에서도..
2025. 8. 20.